[2월 문화나눔 두번째] 극단 선돌과 함께하는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재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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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애우문화센터 작성일10-02-17 10:41 조회10,283회 댓글0건본문
[2월 문화나눔 두번째]
꿈의 커피 珈琲豆林 (가배두림)과 함께 하는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 공연기간 : 2010년 2월 23일(화) 위험한 독서
2010년 2월 24일(수) 천지간
2010년 2월 25일(목)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2010년 2월 26일(금) 대 바람 소리
각 오전 11시 30분 / 각 5쌍씩
* 관람연령 : 제한없음
* 공연장소 : 선돌극장(클릭하시면 자세한 약도가 나옵니다)
선돌극장은 지하1층에 위치한 공연장이라 편의시설이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도움을 줄수 있는 안내도우미가 없으니 활동보조인등의 동반자가 도와주셔야 됩니다.(공연장 사진은 1월 문화나눔에 있으니 참조부탁드립니다)
* 신청방법 : 문화센터 홈페이지 문화나눔 신청하기를 통해 신청하시면 됩니다.
장애가 있는분 포함하여 2명까지 신청 받습니다! (각 공연당 5쌍식 선정하겠습니다)
(이메일) 문화나눔 신청하기
(공연 문의 연락처) 02-2675-8671 (장애우문화센터 팀장)
* 신청기간 : 2010년 2월 23일 공연은 2월 22일(월) 오후 2시까지
2010년 2월 24일 공연은 2월 23일(화) 오후 2시까지
2010년 2월 25일 공연은 2월 24일(수) 오후 2시까지
2010년 2월 26일 공연은 2월 25일(목) 오후 2시까지
* 당첨자 발표 : 신청기간 만료후 그날 오후에 홈페이지및 선정되신 분에게 개별통로 형식으로 발표합니다.
* 이번 공연은 극단선돌에서 1% 문화나눔으로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취소하시면 불이익이 갈수 있음으로 꼭 가실 수 있는 분들만 신청 바랍니다.
* 공연을 보신 후 장애우문화센터-> 문화확보운동->문화나눔후기에 후기를 남겨주시면 다음 공연 신청시 우선권을 드립니다.
* 신청자가 많으면 조기에 마감할 수도 있습니다.
■ 작품소개
공연 소개 - 작품 소개 / 연출 의도 / 배우
위험한 독서 (화요일)
나를 읽어봐, 주저하지 말고 나를 읽어봐
김경욱의 <위험한 독서>를 고르다
책장 가득 보물처럼 애지중지하던 책들을 모두 내다버렸다는 친구가 있었다. 이유는 ‘진짜로 살고 싶어서’라 했다. 어쩌면 만용이거나 세상의 모든 책을 읽을 수 없기에 다다른 자포자기거나······, 그렇게 넘겨짚었지만 비슷한 욕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서는 현실과 도피 그 중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인지도 모른다. 삶을, 그리고 사람을 읽어내기 위해서, 라고 말하며 책을 펼쳐들지만 내가 책 속에서 읽은 것은 정말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읽기 위해 우린 책을 읽고 또 읽고 계속해서 읽고 있는 걸까?
소설 <위험한 독서>에서는 사람이 책을 읽고 책이 사람을 읽고 사람이 사람을 읽는다는 차원이 마치 쫓고 쫓기는 게임처럼 진행된다. 동시대적 삶의 패턴을 예리하게 포섭하면서도 독서라는 소재를 통해 묵직한 사유의 깊이를 함께 끌고 가는 이 소설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재밌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이야기란 ‘도대체 어떻게 끝이 날까?’를 궁금해 하며 읽는 맛이 아니던가? 그래서 독서는 위험하다.
작가 김경욱
1971년 광주에서 출생한 김경욱은 1993년 ‘작가세계’를 통해 <아웃 사이더>로 등단하였다. 소설집으로는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누가 커트코베인을 죽였는가> <베티를 만나러 가다>, 장편소설로는 <아크로 폴리스> <황금 사과> <모리슨 호텔>이 있다. 한국일보 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김경욱은 독특한 소재를 평범한 것으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특이한 상황 설정이 그의 펜 끝에서는 전혀 공허하지 않다. 그것은 김경욱이 현실의 핵심을 찌르기 위해 구사하는 날선 위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는 ‘겹의 시선을 통해 울림이 풍부한 아이러니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능력, 설득력 있는 이야기 구성과 디테일, 시간성의 능란한 구사, 그리고 독자들을 피식거리게 하는 유머까지 겸비한 소설기계'로 불린다.
문학 평론가 서영채는 이렇게 말한다. ‘김경욱은 독창성에 대한 추구를 유보함으로써 기계의 길에 들어섰지만,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독창성에 이르는 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 독창성이야말로 진짜일지도 모를 일이다. 김경욱은 쓴다. 그것만이 기계의 일이다. 기계의 탄생을 지켜보는 일도, 기계의 작동을 지켜보는 일도 독자로서는 매우 유쾌한 일이다.’
<위험한 독서> 어떤 소설일까?
‘나’는 독서치료사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듯 ‘나’는 피상담자의 심리상태를 체크한 뒤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한다.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밥벌레라며, 어떤 책을 읽으면 칠 년 사귄 남자친구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지를 묻던 당신. 서툴게 번역된 책처럼 문장이 아리송하고 문맥은 요령부득이던, 여러모로 읽어내기 쉽지 않던 당신이 어느새 ‘나’에게 속삭인다. ‘나를 읽어봐. 주저하지 말고 나를 읽어봐.’라고.
연출 최명숙
연출가보다는 극작가로 불리길 더 원하는 최명숙은 최근 쿠바에서 일 년 동안 살다 왔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점점 딱딱하게 굳어지는 껍질 속에 갇히는 것 같아서 근질거린단다. 절친한 친구의 극단 ‘이루’를 통해 이 공연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을 기획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최명희의 ‘혼불’을 1년 프로젝트로 극장에서 읽어줄 수 있는 날이 올까 꿈꾸어 보는 그녀는 ‘이야기’의 힘을 믿기에 소설을 좋아하고 무대를 사랑하여 희곡에 모든 열정을 바치려 한다.
서울예고,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 졸업.
200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두 아이> 당선. (2004)
<뮤지컬 소나기> <표현의 자유> <셰익스피어의 여인들> <처음 해본 이야기> <모텔 피아노> 등
2009 대산 문화재단 창작지원사업 희곡 부문 선정
<날 보러 와요> <택시 드리벌> <굿 킬> 등의 작품에 배우로 출연.
순천향대학교 연극무용과 강사 역임
희곡집 <그리고 또 하루>
천지간 (수요일)
슬픔이 슬픔을 알아보고 사랑이 사랑을 알아보듯
죽음 또한 죽음과 만나면 별 수 없이
서로를 알아보게 마련인가 보다
윤대녕의 <천지간>을 고르다
이 소설은 무겁다. 이 소설이 우리를 끄는 힘은 재미난 줄거리도 흥미로운 인물도 아니다. 누구나의 가슴 속 가장 깊숙한 곳에 가라앉힌 어두움이 어떤 자력에 의해 일렁이는 까닭이다. 천지간이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의 그 무엇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천지간 사람이 한번 들고 나는데 무슨 자취가 있을까?’ 아무 자취가 없을지언정, 아니 그 아무 자취가 없음으로 인해 천지간, 하늘과 땅 사이는 더 강렬하다.
작가 윤대녕
'대체로 윤대녕은 소설가보다는 오히려 시인에 가깝다. 그는 이야기의 연속성보다는 비약적인 암시와 이미지를 통한 형상화, 섬광과도 같은 순간의 포착, 순간과 순간 사이에 가로놓인 침묵과 단절의 표현에 능하다.' 문학평론가 김화영은 이렇게 말한다.
1990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윤대녕(47)은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은어 떼처럼 존재의 시원을 찾아가는 인간의 내면 풍경을 소리 없는 그림과 같은 문체미학으로 형상화하면서 신화의 시학에 바탕을 둔 소설미학을 다듬은 공로로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그러나 그는 40대로 넘어오면서 현실에 가담하여 '사람'에 대한 구체적 사유를 시작한다. 스스로 리얼리스트라고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윤대녕의 소설에서 '여성'은 대개 실재하면서도 현실 바깥의 세계에서 왔거나, 그곳으로 사라지는 모호한 존재로 등장한다. 작가는 "내 소설에서 여성은 피안(彼岸) 세계로의 안내자"라고 소개한다.
<천지간> 어떤 소설일까?
‘나’는 외숙모의 부음 소식을 듣고 검은 상복을 입고 문상을 하러 가는 길에 버스 터미널에서 우연히 노란 바바리를 입은 한 여인과 부딪친다. 나는 그 여인에게서 외숙모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차디찬 죽음의 그림자를 엿보고 여자를 따라가게 되는데······.
연출 최진아
깐깐하기로 대학로에서 악명 높은 극작가 겸 연출가 최진아는 연우무대 배우출신이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믿기지 않는 카리스마로 극단 놀땅을 이끌며 주로 자신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최진아는 적당히 숨기고 싶은 여자의 삶을 적나라하면서도 당돌하게 그려내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연애 얘기 아님 (2004 / 2007 / 2008)
다녀왔습니다 (2005)
사랑, 지고지순하다 (2006 / 2007)
그녀를 축복하다 (2006)
푸른곰팡이 (2007)
금녀와 정희 (2008 / 2009)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목요일)
마지막 일 년은 참으로 아까운 시절이었다.
세월의 흐름이 빠른 물살처럼 느껴지고 자주자주 시간이 빛났다.
여덟 개의 모자에는 그 빛나는 시간의 추억이 있다.
나만이 아는.
박완서의 <여덟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을 고르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맞이한다. 모든 인생은 죽음으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쉽게 그 사실을 잊는다. 사별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을 맞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죽음’을 인식하고 어쩔 줄 몰라 하게 된다.
박완서의 단편소설《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수십 년을 같이 지내온 인생의 반려자를 잃은 이야기를 과장없이 담담하게 전해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죽음을 선고받고 그 어떤 수선스러운 저항을 하기보다는 그동안 지내온 일상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했다는 남편의 이야기는 죽음을 눈앞에 둔 인간의 너무나 범상하면서도 가장 비범한 저항이 아닐까 한다.
배우의 깨끗하고 절제된 낭독과 그 목소리에 얹혀질 음악이며 이미지들은 배우자와의 사별을 통해 슬픈 감정과 센티멘탈한 감상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죽음을 새삼스러이 느끼고 그 죽음과 맞닿아 있는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으로 이끄는 것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소설가 박완서(朴婉緖)는 한국전쟁으로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1953년 결혼하여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한국전쟁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나목>으로 비로소 문단에 나왔다. 한국전쟁과 분단의 문제를 다룬<세모><부처님 근처><카메라와 워커><엄마의 말뚝>, 또한 물질중심주의와 여성 억압의 현실, 중산층 소시민의 허위의식과 삶의 성찰을 담은 <살아있는 날의 시작><서 있는 여자><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의 작품으로 여성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추앙받고 있다. 80년대 말 남편과 아들을 연이어 사별하는 아픔을 겪은 후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 삶과 죽음에 관한 성숙한 성찰을 담은 자전적 소설을 발표하였다.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어떤 소설일까?
이 소설은 박완서가 1988년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낸 후, 그 투병의 체험을 적어 내려간 자전적 소설이다. 폐암을 선고받은 남편의 투병기를 담담한 문장으로 회상하고 있다. 남편이 폐암을 선고받자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병간호에 수선을 부리지만 남편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남은 날들을 보내고자 한다. 그런 남편에게 악다구니를 쓰는 한편 죽음에 임박해서는 남편 몰래 영정 사진을 준비하는 자신의 모습에 나는 모순을 느낀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져나가자 자식들과 지인들은 남편에게 모자를 선물하기 시작한다. 요즘 들어서는 모자를 쓰는 습관이 사라졌지만, 옛날에는 어른 남자라면 반드시 외출 할 때에 중절모며 헌팅캡 같은 모자를 갖춰 쓰는 것이 당연한 풍습이었다.
하나하나 늘어가는 모자를 보며 나는 맨 처음 남편과 만나 결혼에 이르던 1950년대의 시절을 회상한다. 마침내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나에게는 남편 대신 여덟 개의 모자가 남겨진다. 그 모자들을 바라보며 나는 죽음으로 종결될 수밖에 없는 인생의 의미를 더듬게 된다.
연출 성기웅
성기웅은 최근 아마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가장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된 극작가 겸 연출가가 아닌가 싶다. 2003년 스스로 쓰고 연출한 <삼등병>에서 강압적인 군대 조직 안에서 갈등하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초상을 독특한 감각으로 그려 평단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조선형사 홍윤식><소설가 구보씨의 경성 사람들>과 같은 작품들을 통해 일제시대 와 근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며 우리 역사상 가장 아팠던 시대의 모순과 혼돈 그리고 그 속의 낭만까지 예리하게 묘사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글쓰기는 문학적인 감수성과 언어적 상상력을 중시하며 한국어에 대한 애착과 탐색을 고집하고 있으며 그의 연출은 고 섬세하면서도 재기발랄하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 연출과 졸업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깃븐우리절믄날> 극본․연출
<조선형사 홍윤식> 극본
<과학하는마음> 3부작(히라타 오리자 작) 번역․연출
<서울노트>(히라타 오리자 작, 박광정 번안․연출) 번역
<다락방>(사카테 요지 작) 공동번역
<다윈의 거북이>(후안 마요르가 작, 김동현 연출) <뮤지컬 영웅>(윤호진 연출) <눈속을 걸어서>(기타무라 소우 작, 김동현 연출) 드라마투르기
대 바람 소리 (금요일)
아침 10시, 짙은 화장에 옷단장을 한 여든 한 살의 오동례 여사가
어디론가 향한다.
그녀는 매일 어디로 가는 걸까?
문순태의 <대 바람 소리>를 고르다
이 소설은 문순태 작가가 55년 만에 귀향하여 무등산 뒷자락에 자리 잡은 ‘생오지’ 마을에서 창작한 작품집 <생오지 뜸부기>에 실려 있다. 이 작품집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이 모두 다정하게 다가왔지만, 그 중에서도 어느 날 여든한 살의 오동례 여사의 마음속에 피어난 사랑은 몹시도 간절하고 사랑스러웠다.
소설 <대 바람 소리>는 특히 작가가 언급한 ‘소리풍경(사운드스케이프)’가 선연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눈에 보이는 풍경, 즉 ‘랜드스케이프’에만 신경을 썼지, ‘소리풍경’(사운드스케이프)에는 무심했다. 생명 가진 것들이 가장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은 자연의 소리가 70% 이상 보존되어 있는 곳이라야 한다. 그러나 지금 도시는 기계음이 점령해버려 자연의 소리인 ‘사운드스케이프’ 공간이 줄어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생오지’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소리풍경’의 세상이다. <생오지 뜸부기>는 자연의 소리가 옴씰하게 살아 있는 건강한 생명의 공간을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앞으로도 나는 문명의 고속 변화 속에서 사라져간 옛것의 원형을 복원하고 생명이 갖고 있는 본디 모습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우리 마음 속 오래된 그리움 같은 그 어떤 속삭임이 깊은 울림으로, 소리풍경으로 선돌극장에 가득하길 꿈꾸어 본다.
작가 문순태
1941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1965년 <현대문학>에 소설 ‘백제의 미소’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고향으로 가는 바람’ ‘징소리’ ‘철쭉제’ ‘된장’ ‘울타리’ 등이 있고 장편소설 ‘타오르는 강’ ‘그들의 새벽’ ‘41년생 소년’ 등을 발표하며 광주광역시문화예술상, 이상문학상 특별상, 요산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토속적인 향수와 한을 주 정조로 하여 우직하고 진실한 인간상을 그려내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문순태 작가는 최근 신간 <생오지 뜸부기>를 펴내면서 ‘예전에는 두 눈 부릅뜨고 우주를 끌어안으려는 욕심으로 만용을 부렸다면 지금은 거꾸로 아주 작은 들꽃을 통해 우주를 보듯 낮은 자세로 살아가려고 한다. 큰 것을 통해 작은 것을 보는 것보다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명징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대 바람 소리> 어떤 소설일까?
방아재로 시집가 모진 시집살이에 고깃배 타는 남편의 매타작에 시달리다 서른두 살에 과부가 된 오동례 여사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도시로 나와 33년 동안 버스터미널 남자화장실을 청소하며 딸 정애를 오롯이 키워냈다.
그녀는 딸과 함께 담양으로 이사해 근처 관방제 숲, 죽녹원,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을 산책하며 소일하던 어느 날 노랑 점퍼의 해맑은 할아버지와 우연히 맞닥뜨리고 ‘온몸의 피돌기가 멎고 오목가슴 한복판이 송곳에 찔린 듯 찌르르해’ 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날 이후 평생 처음 해보는 화장에 딸이 사준 유일한 정장을 곱게 차려 입고 매일 오전 10시, 노랑 점퍼의 할아버지가 앉아있던 대나무 숲 벤치로 향하는데······.
연출 하일호
하일호는 항상 느긋하다.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몇 마디 나누어보면 엄청난 독서와 연구와 조사를 혼자서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치열함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전제되어 있다. 그래서 그가 고르는 작품, 음악, 내뱉는 아이디어는 범상치 않다. 그렇게 느긋하게 엄청난 내공을 쌓아온 하일호가 얼마 전 창단한 극단의 이름은 ‘종이로 만든 배’. 족히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콘트라베이스와 플롯> 선돌극장 하일호 작 (2008)
<고래> 연우무대 홍성춘 작 (2007)
<시간의 강> 대학로 극장 장 바스티유 작 (2006)
<새벽부인> 연우무대 알레한드로 까소나 작 (2005)
<루나자에서 춤을> 게릴라 극장 브라이언 프리엘 작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