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목) 오후 1시 국회 본관 앞마당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아래 장추련)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실 주최로 100여명의 장애인들과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차별금지법이 아닌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하는 기자회견과 ‘소망 날리기’ 행사가 열렸다.
장추련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9월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들에 관한 법률(안)(아래 장차법)을 입법 발의하여 국회에 상정되어 있지만, 정기국회와 2월 임시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국회의원 모두는 450만 장애인이 왜 그토록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염원하는 지를 귀 기울이고, 즉각적이고 진지하게 심의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450만 장애인 앞에서 약속했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사회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기 보다는, 장애인 차별의 핵심적인 사안들을 담을 수 있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기자회견이 열리는 앞마당에 지난해 3, 4월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 할 때 인권위 건물 외벽에 설치했던 ‘대한민국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는 내용의 대형현수막을 깔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기존법으로는 장애인차별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장차법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이다.”라며 “장차법은 장애인의 생존권과 연관된 중요한 법이며 이 나라의 10%를 차지하는 장애인의 염원이다.”라고 말해 장차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변경택 장추련 상임공동대표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변 대표는 “2001년 6월부터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차별을 철폐하자는 취지로 장차법이 공론화 되었다.”며 “지금까지 법안 초안, 수정작업,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의견수렴을 위하여 지역순회 공청회, 서명전, 입법로비활동, 집회, 토론회, 차별실태 보고대회 등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장차법이 제정될 때까지 장애인의 인권은 없으며, 장애인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라며 “앞으로 민주노동당은 장차법인 원안대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장차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우리나라를 10%의 국민이 기본권조차 보장이 되지 않는 나라가 되어 버렸으며, 10%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을 만들지 않고 회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장차법은 원래 정부가 직접 만들어야 하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법안까지 직접 만들었음에도 심의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장차법에는 장애인 여러분의 뜻과 숨결과 영혼이 담겨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힘을 모아서 여러분들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대발언으로 장애인참교육부모회 최석윤 부회장은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평등하다고 나와 있지만 장애인은 누구나의 범주에 속하지 않거나,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 같다.”며 “우리가 더 높은 수위의 투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투쟁의지를 높였다.
이어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이영미 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는데 “만약 정부 여당과 정치권이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가볍게 치부하여 다른 소수자 계층이 겪는 차별과 비슷한 공통된 요소만을 발췌하여 사회적 차별금지법으로 통합시키기 위해 또다시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국회 논의조차 거부한다면 장애인들의 슬픈 분노는 피눈물의 저항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장차법을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장차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외치며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을 날리는 ‘소망 날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장추련은 이 퍼포먼스를 통해 “마음을 닫았던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마음을 나누고, 고뇌를 같이 하고,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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