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의 신동엽 D-day, 왜 조기종영되었나”

1. 지상파 방송 오락프로그램 최초로 장애인 MC가 등장하여 화제를 일으켰던 “일요일일요일밤에”(이하 일밤) 의 <신동엽 D-day>가 MBC 봄개편으로 5월초부터 시작하였으나 지난 6월 12일자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2.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방송모니터팀(이하 연구소)은 TV방송에 나타난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하여 올해로 5년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니터팀은 최근,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를 가진 배역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방송계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모니터 활동에 더욱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3. 연구소는 <신동엽 D-day>의 조기 종영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MBC가 일밤의 <신동엽D-day>를 신설할 때 장애인 MC를 파격적으로 등용하고, 시혜나 동정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 도전하고 성공하면 휠체어리프트차량을 복지시설에 기증하여 장애인 당사자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를 밝혀 방송시작부터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그러나 처음 시작과 다르게 장애인의 도전기는 최루성 감동으로 와전되고, 장애인 MC 이창순씨는 MC로써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종영하고 말았다.

4. 이번 조기종영 사태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제작진의 섣부른 시도로 불거진 결과이다. 일밤의 <신동엽 D-day>와 같은 오락 프로에서 장애를 소재로 하였을 때, 장애를 ‘고통’으로 전제한 도전기로 시청자의 감동과 웃음을 사로잡으려 하는 시도는 기존의 장애를 다루는 방송프로에서 장애인을 대상화하고 온정주의적 관점으로 그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5. 이에 연구소는 5월 8일부터 6월 12일까지 일밤의 <신동엽 D-day>를 집중모니터링하여 모니터보고서를 작성하여 지난 15일 방송위원회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모니터보고서에서 지적한 문제점은 ▲ 제작진의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부족 ▲ 도전과 장애극복-인간승리 이데올로기의 잘못된 만남 ▲ 장애인 MC 이창순 씨의 형식적인 등용, 크게 세 가지이다.

6. 연구소는 MBC 주말 간판 오락프로인 일밤처럼 지상파 방송 일반 오락 프로그램에서 장애인의 등장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 조기 종영과 같은 사태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고 장애 극복의 신화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방송사는 방송제작진의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장기적인 안목에서 방송에서의 장애인 참여를 적극 고려, 실천해야 한다. 즉, 방송기획, 제작과정에서 장애인방송모니터요원을 활용하고 MC, PD, 방송작가 등과 같은 장애인방송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7. 앞으로 연구소는 이러한 방송의 변화를 진정으로 담보하기 위해 비판을 위한 모니터에 그치지 않고 방송제작진과의 소통을 도모하면서 상생적 의미에서 장애인권이 보장되는 방송으로 발전하는데 충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에 관련 언론기관의 관심과 적극적 보도를 요청하는 바이다.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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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담당: 김민경 / 메일 lowlover2000@naver.com)

▪ 수 신: 언론사 방송 관련 기자

▪ 일 자: 2005. 6. 16 (목)

▪ 제 목: 일밤의 신동엽 D-day, 왜 조기 종영되었나?

▪ 분 량: 5쪽(별첨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