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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중 인권교육 및 장애체험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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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7-06 11:54 조회11,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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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중 인권교육 및 장애체험을 마치고..

 

  지난 7월 13일 화요일.... 연구소 집들이로 분주했던 그 날.. 바로 윗층에서는 배화여자중학교 3학년 율반 학생들과 함께 하는 「장애 인권교육 및 장애체험」이 진행되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학생들과 선생님은 밝은 표정으로 연구소를 찾아 주셨다.

 

  연구소 강당에 잠깐 모여, 짧은 인사를 나누고 연구소 소개를 하였다.  마침 연구소 집들이가 있는 날이었기에.. 우리는 자리를 8층으로 옮겨 본격적인 인권교육과 장애체험에 들어갔다.  먼저, 김정하 간사님의 진행으로 장애 관련 o/x 퀴즈를 풀었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장애 관련 만화책과 담임 선생님의 피자 한판의 상품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아이들은 열심히 퀴즈를 풀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수준은 높았고, 문제도 잘 풀어 주었다.  (o/x 퀴즈의 난위도를 좀 더 높여야겠당^^) 

 

  o/x 퀴즈를 마치고 장애체험을 하기 위해... 휠체어와 캐인 사용법을 설명하였고 어떤 체험을 할지... 어떤 과제를 수행할지..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휠체어에 앉고, 안대로 두 눈을 가린 채, 세상 속으로 나갔다.  이번에 아이들은 지하철 체험을 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하철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다가오는지.. 아이들은 몸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시간이 지나고.... 한 팀.. 두 팀.. 아이들이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아이들은 지하철에서 겪은 경험들과 느낌을 보따리 속에 가득한 보물처럼 꺼내 놓았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 사회의 장애에 대한 편견과 높게만 느껴지는 벽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함께 한 이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편견들을 조금씩 깨어 갈거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가슴이 설례이기도 했다.

 

  장애체험을 마치고 놀아온 아이들과 다시 한 자리에 모여 느낌나누기를 했다.  a4 종이에여러 가지 색깔의 크레파스를 들고, 자신의 느낌을 한 단어로 써 보라고 했다.  아이들이 쓴 단어는 감사함, 두려움, 분노... 이렇게 세 개의 단어로 모아졌다.  짧은 느낌 나누기와 함께오늘의 시간이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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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이 끝나고, 몇 일 뒤,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쓴 소감문과 직접 쓰신 시집을 보내 주셨다.  아이들이 쓴 소감문에는 교육을 하던 날에는 느낄 수 없었던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교육이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담당자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인권교육 및 장애체험을 함께 해 준 배화여중 3학년 율반 학생들과 신호현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아이들의 소감문 중에서 하나..>

 

  장애인을 체험하고...

 

  우리 학교에 새로이 생긴 날이었다.  바로 '봉사의 날' 이라는 날이다.
이 봉사의 날에는 각 반별로 봉사를 하러 간다.  우리 반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라는 곳에 간다고 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당산역까지 간다는 말에 "왜 우리 반만 그렇게 멀리까지 가는걸까" 하는 짜증도 났다.  그리고 장애인?? 장애우?? 사람들이란 늘 그렇듯이 자신이 속한 것이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가 보다.  나에게 장애인이란 어떠한 의미도 갖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까지 가는 시간이 아까울 따름이었다.  다른 반들은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만 줍고 끝난다는 말이 부럽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뭐~ 장애체험을 한다는 말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하였다.  시각장애인 체험과 휠체어 중에서 탈 수 있다는 말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꼭 휠체어를 타기를 기대하고 또 고대하며 지하철을 타고 당산역까지 갔다.  드디어 도착...........
깔끔해 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선생님을 따라 도착 장소로 가서는 의자에 앉았다.

그곳에서는 장애인 선생님 한 분과 비장애인이신 선생님 한 분이 우리를 맞아 주셨다.  그곳에서는 우리는 잠시 잠깐이었지만 장애인에 대해  아니 장애우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나서는 휠체어 타는 법과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나서는 2명씩 짝을 지어서 휠체어를 탈 것인지, 시각장애 체험을 할 것인지 제비뽑기를 통해 뽑았다.  내가 간절히 원해서인지 아니면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인지 나는 내 바램대로 휠체어가 당첨되었다.  유~후~웃 가기 싫었던 마음이 있기는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기분이 들떠 있었다.  이건 장애우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꼭 한번 휠체어를 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철없던 내 눈 속에 휠체어는 그저 재미있는 놀이기구 정도로 비춰지었던 것이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고 난 후에 내 눈 속에 휠체어는 이제 더 이상 놀이기구가 아니었다.  무서움 아니 두려움의 존재였다.  예비장애인인 내가 미리 체험한 장애인은 정말 무섭고 두려웠으며 힘들었다.  내가 가는 곳곳마다 사람들의 눈초리가 나를 둘러 싸매였고 나는 자꾸만 쪼그라 드는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것은 그냥 참는다고 쳐도 가는 곳곳마다 쏟아질 듯이 덤비는 높은 계단들은 속을 부글부글 끓었다.  그렇다고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정말 답답했다.  공익요원이 와서 기계를 작동시켜 태워 주기는 했지만 그것은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렸다.  계단을 한번 올라가는데 20분도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또 너무나 무서웠다.  다시 공익요원을 부르기가 나는 너무나 미안해서 그냥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그냥 올라갔다.  근데 만약 내가 진짜 장애인이었다면 나는 그 수많은 계단들 앞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좌절감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지 못할 아니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터질 듯한 답답함이 머리를 휘감았다.


이 외에도 전철을 탈 때 자꾸만 바퀴가 걸려서 혼자 전철 안으로 가기조차 힘들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어느 한 군데에서 조차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장애인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체험을 통해 너무나 절실하게 느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인들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이 90%이다. 


우리는 모두 예비장애인인 샘이다.
미래에는 내 목이 조여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누구나 언제 그리고 또 어디서나 장애는 찾아온다.  나는 지금껏 장애인에게 너무나 무관심했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예비 장애인이다.  아니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예비 장애인이다.  더 이상 이렇게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고 귀를 막을 일이 아니다.  장애는 바로 우리 앞에 있다.  이제는 고개를 들고,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할 때이다.

 

- 배화여중 3학년 율반 박평강님의 소감문이었습니다. - 


 
 


편집 시간 : 2004-07-19 11:54:25.123
작성부서 :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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