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토요일 숭덕초등학교 6학년 10반 학생들과 장애체험을 하였습니다. 행사는 1교시 일일교사와 함께하는 '장애 바르게 이해하기' 교육, 2교시 장애체험(휠체어 및 흰지팡이 사용 보행 체험), 3교시 체험 나눔의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점들이 우리에게도 다시 한 번 함께 사는 삶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말한 장애체험>
불편한점
1. 슈퍼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주머니가 휠체어를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2. 사람들이 장애우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눈길이 싫었다.
3. 횡단보도에 음성신호가 짧거나 음성신호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4. 장애우를 위한 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했다.
(점자 보도블럭, 공중전화, 화장실 등).
5. 길가에 차가 많아서 길이 좁았다.
6. 파인 도로나 울퉁불퉁한 길이 많아 휠체어로 이동하기가 힘들었다(시각 체험 시 매우 위험함).
7.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매우 힘들었다(엉덩이 및 팔이 아프다).
8. 길이 기울어져 있어서 가기 힘들었다.
9. 우체국 화장실 통로가 매우 좁았다.
10. 계단은 있지만 휠체어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11. 도로의 턱이 높았다.
12. 오르막 내리막길에서 휠체어 끌기가 매우 힘들었다.
개선할점
1. 횡단보도에 음성신호기를 달자.
2. 횡단보도 신호를 길게 하자.
3. 장애우를 위한 편의시설을 만들자.
4. 사람들의 장애인을 바라보는 생각을 개선하자.
5.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자.
6. 도로의 턱을 없애자.
7. 울퉁불퉁한 길과 패인 길을 평평하게 만들자.
8. 공공시설의 문을 자동문으로 만들자.
9. 통로를 넓게 만들자.
느낀점
1. 장애우를 위한 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2. 장애우들은 우리의 친구이다.
3. 장애우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4. 우리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장애우를 도와주자.
5. 장애체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6. 장애우는 우리보다 조금 불편한 것 뿐이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7. 장애우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르게 갖게 된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더불어 이 날 일일교사로 참석하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신영석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만나고 오신 후 남겨주신 나눔입니다.
장애 체험 1일 교사를 다녀와서!
먼저 장애우 권익 연구소의 간사님으로부터 장애 체험 1일 교사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고나서 내 자신이 이를 수락해야 할지 아니면 거절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갈등과 망설임이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 끝에 해 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수락 의사를 담당 간사님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일단 1일 교사를 하겠다는 수락을 하고나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과 의문이 나를 사로잡았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처음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생각을 하던 중, 나 자신이 시각장애인인 것을 감안하여 시각장애인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또한 그들이 사용하는 보장구들에 대해 설명하고, 그 보장구들을 직접 보고, 직접 만져보게 함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하여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일단 수업 진행의 구도가 잡히자 한결 마음이 홀가분해진 느낌이었다.
수업 당일 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기상하여 약속 장소인 숭덕초등학교로 향하였다. 약속 장소에는 간사님을 비롯하여 기획자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이 먼저 도착하여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어느덧 9시가 되어 내가 맡게 된 시각장애 파트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시각장애인들이 어떤 사람들이냐는 나의 질문에 몇 몇 학생들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요"라는 답을 했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흰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는 대답이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학생의 대답에 내 자신이 흠칫 놀랐고, 어린 학생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 더더욱 놀랐다.
나는 계획했던 대로 시각장애인들이 보행할 때 사용하는 흰 지팡이, 음성 손목시계, 점자판 등을 직접 보여주고 사용법에 대해서 설명한 후,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다들 무척이나 신기해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그것으로 나의 수업은 끝이 났고, 지체장애 파트를 맡은 강사분의 수업이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난 후, 그 학생들은 6개조로 나뉘어 직접 장애 체험을 하기 위해 운동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장애체험은 두 종류로 이루어졌는데, 안대를 착용한 채로 흰 지팡이를 짚고 독립 보행하는 것과 휠체어에 착석하여 앉은 채로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장애체험 후, 각 조별 토론 시간을 거쳐 조별 발표가 있었다.
그 조별 발표를 청취하면서 나 자신이 느낀 바가 많았다.
그 어린 학생들이 내 자신이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절실히 느낀 불편한 점들을 정확히 집어내었고, 그 불편한 점들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학생들은 단 몇 시간의 장애 체험을 한 것이었지만, 이 장애 체험을 통해서 그들이 장애인도 내 친구, 내 부모, 내 이웃과 같이 똑같은 사람일 뿐 자신과 다르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마음속에 언제나 깊이 간직하고 그 사랑을 키워 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품고 성장한 학생들이 활동하게 될 미래는 장벽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장애 체험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성화되어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행사준비에 수고하신 간사님 이하, 기획자, 자원봉사자 분들의 수고에 대해 감사하는 바이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다름을 인정하자'
하루 몇 시간의 장애체험 교육을 통해 이 세상의 다름이 우리 모두에게 받아들여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겠지요. 하지만 그 작은 경험들과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를 그 길로 인도하리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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