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내 출발
비가 몹시도 오던 토요일.. 서산으로 떠나는 식구들은 공공칠 작전을 하듯이 송내역으로 하나둘 모였습니다. 약포장기를 들고..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빗속을 뚫고 지하철을 타고.. 드디어 송내역에서 우리가 타고갈 봉고차를 만났지요... 봉고차를 빌려주신 분은 부천 경실련 권순호사무국장님이시구요. 권사무국장님을 수배하신 분은 바로 이한섭아버님이셨습니다. 이한섭 아버님은 차량을 섭외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금까지 서산진료를 위해 투자해 주셨습니다. (만원짜리 세장을 주시면서 23일토욜 저녁 술이라도 한잔씩들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차를 빌려주시는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돈을 받기가 뭐해서 안주셔도 된다고 하니.. 돈이 작아서 그러시냐면서 거금 일백만원(백원짜리 하나와 만원짜리 하나의 절묘한 만남...^.^)을 주시구서는 거기에다 이만원까지 얹어 일백만원과 이만원을 주셨답니다.****) 이한섭 아버님 마음써 주심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서산도착 첫째날
아버님의 따뜻한 마음을 한구석에 싣고, 막히는 찻길을 흘러흘러서 서산에 도착해 어둠에 몸을 맡기고 조용히 잠그고 있는 수덕사를 둘러보고 늦은 저녁을 먹었답니다. 너무도 맛난 산채에다 도토리무침과 전.. 그리고 우렁된장국.. 지금 생각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달디단 저녁을 허규열선생님께서 사주셨어요. 허규열선생님.. 언제나 식구들 먹이느라... 너무 감사합니다. 같이 먹지 못한 한울식구들은 너무너무 억울하지요?^.^ 농장숙소로 갔습니다. 농장식구들과 진료팀 식구들이 모여 술한잔씩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지요.
방에 들어가고 아가들 재우고... 아줌마들의 수다가 그때부터 시작되었으니.. 안혜령아줌마와 김정애아줌마의 살인적인(?) 수다가 끊이질 않고 이어지더니 벌써 새벽 4시가 넘어가고... 어느새 잠이 들었는데.. 일어날때 몸은 천근만근.. 아이고.. 내가 또 내나이를 깜빡하고.. 학교때 버릇으로 늦은밤까지 밤 깊은줄 모르고 수다를 떨다니... 후회도 잠깐..많고 많은 일들이 우리앞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서산도착 둘째날
모두들 진료셋팅을 위해 봉고차에 가득타고 마을회관으로 향하려던 순간.. 어제까지 멀쩡하던 봉고가 시동이 걸렸다간 금방 죽어버리고... 사이드 브레이크가 듣질 않아 브레이크 밟은 발은 놓을수도 없어서.. 옆에 타신 허규열선생님이 열심히 악셀러레이터를 손으로 눌러보시지만... 스르륵 스르륵 시동이 죽어버리는 봉고차... 오호 이일을 어찌해야 할까요?
하는수 없이 모두 차에서 내려 오영철간사차와 하승균조합원차에 나누어타고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일부는 숙소에서 아침식사 준비를 도우면서 식사를 하고.. 또 한편의 공공칠 드라마를 펼치고.. 어찌어찌해서 봉고차 시동을 걸고.. 갖은 우여곡절 끝어 드디어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진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한울 친구들이 무진장 하고픈 말들이 많을것 같아 한울 친구들의 몫으로 남겨놓으려 합니다.
내과, 재활의학과, 치과 진료를 했구요.. 총 44분을 진료를 햇습니다. 그 중에서 내과진료는 29명, 재활의학과 진료는 31명, 치과진료는 13명(더 되시는것 같은데 문제가 있어서 챠트 기록을 남겨놓으신 분들의 숫자만 세었습니다.), 그리고 자가운동교육을 열심히 시켜드렸답니다.
진료 평가
진료평가에서 모두가 동의되었던 내용은.. 대곡리 마을주민들(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으시고, 나름대로 자신의 건강에 대한 관리들을 잘 하고 계신 편이며, 서울보다 오염이 덜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고, 농사를 짓는 등 일을 가지고 계시고, 이웃과의 교류가 활발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인지 서울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살고 계신 분들에 비해 몸은 같은 정도로 아플지라고 훨씬 활력있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시다는 의견들이 모아졌구요.. 이후 한번의 진료로 끝나버리지 말고 생활속에서 건강을 실천할 수 있는, 지속적으로 관리할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어야하겠다는 것으로 의견들이 모아졌습니다. 또한 농장식구들은 겉으로는 건장해보이지만 각자 가진 건강의 문제들을 조금더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농장식구들의 구강건강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이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농장이 있는 해미에서 가까운 곳에 계시는 이형구선생님을 알게되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한울 친구들이 너무너무 적극적으로 모든 진료준비를 도맡아하다시피 했고.. 가서도 여러 우여곡절과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훌륭하게 진료를 마쳤구요.. 진료를 받으신 분들도 속이다 시원하다(?)는 진료소감들을 말씀하셨구요. 배운운동들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시지만 같이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말씀해 주셨답니다. 앞으로 자주 오라는 말씀도 빼 놓지 않으셨구요.
우리 이만하면 서산진료 잘 다녀온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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